대법원, 중대재해법 경영책임자 범위와 위험성평가 이행 기준 제시
대법원은 2026년 10월 20일 리튬 1차전지 제조공장의 연쇄 폭발·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사건에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로써 대표이사 징역 4년, 운영총괄본부장 징역 7년과 벌금 100만 원, 법인 벌금 8억 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숨진 23명 가운데 20명은 파견근로자였다.
누가 경영책임자인가
대법원은 직위나 명칭이 아니라 조직·인력·예산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누가 가졌는지로 사업총괄책임자를 판단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지정되거나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선임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안전보건업무책임자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독립된 안전보건 조직과 근거 규정, 예산 결재 체계, 실제 업무 실태 등을 종합해 실질적으로 따진다는 것이다. 두 책임자는 각자 최종 결정권을 가진 영역에서 책임을 지고 두 영역의 위반이 모두 사고 원인이면 함께 책임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위험성평가와 필요한 조치
위험성평가 절차를 마련하고 평가를 실시해 결과를 보고받으면 시행령상 업무절차 마련의무와 점검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점검 결과에 따른 필요한 조치는 별도로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공장은 평가 규정은 있었지만 전지의 생산·운반·보관 중 폭발 위험을 반영하지 않았고 2023년부터는 평가를 하지 않았다. 열감지기 설치나 분리보관 공간 마련에 필요한 예산이 없었고 소방계획서에도 발열 전지 발견 시 공정 중단·분리보관 같은 선제 조치가 빠져 있었다는 점이 위반으로 인정됐다.
Check Point
안전보건 담당 임원을 두는 것만으로 대표이사 책임이 정리되지 않고 실제 결재·예산 권한이 어디 있는지가 기준이 된다. 위험성평가 결과가 예산 편성, 설비 개선, 비상대응 매뉴얼에 실제로 반영됐는지가 책임 판단의 쟁점이 될 수 있다.